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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사에게 2월과 3월은 한해의 마무리와 또 다른 한해의 시작.


많은 사람들에게 08년의 마무리는 12월이였을테고, 09년의 시작은 1월이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교사인 나에게는 오래전부터 한해의 마무리는 그 다음해의 2월. 한해의 시작은 그 해의 3월이 됐다.

사실 3월이라기 보단 2월 말부터가 새로운 시작이랄까. 2월이 되면, 아이들이 지난 학년을 마무리 하는 종업식을 하고, 교사들 역시 새로운 반편성과 학년, 업무 등을 배정받으며 그제서야 지난 한해를 완전히 마무리 하게 된다. 그리고, 2월 말 부터는 새로이 시작되는 한해를 분주히 준비하게 되는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의 난 어떨까. 아직은 시작 보단 한해의 마무리를 하는 시점인것 같다. 새로운 학교로 전보를 가기 때문에 아직 그 학교에서 어떤 학년을 맡을지, 어떤 업무를 맡게 될지 정해진 것이 하나도 없어서인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만한 상황이 아닌것도 있고, 아직 지금의 학교에서 송별회도 하지 않았기 때문인것 같기도 하다.

이 맘때에는 항상 마음이 싱숭생숭 하다. 아이들을 떠나보낸 것도 있고, 1년을 같이 보낸 동학년 선생님들과의 헤어짐도 언제나 그렇듯 아쉬움이 크다. 사람의 인연이란건 헤어짐과 만남의 연속이라고는 하는데, 1년이란 시간을 통해 얻게된 익숙함과 편암함 그리고 추억을 뒤로 하는건 언제나 쉽진 않다. 아니 오히려 나이를 먹을 수록 그런 작은 인연의 소중함을 더 느끼게 되서인지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그래도 새 인연을 생각하며 힘을 내야겠지. 걱정하고 두려워하기 보단 설레여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 다른 좋은 동료들을 만나고 아이들과 새롭게 만들어갈 추억들을 생각하면서.. 그리고 나 역시 그들에게 좋은 인연으로 시작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지난 08년 동학년 선생님들과 조촐한 마지막 회식을 해서인지 괜시리 기분도 더 묘하고, 두서없이 주절 주절 거리게 된다. 아이들 한테는 졸업식 때 만나서 반가웠다는 인사를 건넸는데, 아직 선생님들에겐 그런 인사도 제대로 못 한것 같다. 3월이 되기 전에 제대로 인사를 드리며 즐겁게 마무리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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